집에 오래 있는 날은 늘 스스로 요리를 해 먹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방은 생각보다 몸이 많이 쓰이는 공간이었습니다. 요리를 자주 하지 않던 때에는 주방을 그저 잠깐 들르는 곳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요리를 막상 해보면 옷이나 부엌에 냄새가 배지 않게 환풍기를 켜서 신경 써야 하고, 맨손으로 설거지하면 금세 손이 갈라지고 터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컨디션이 예민한 날에는 조리 후에 답답함이 오래 남는 것 같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습관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관리가 아니라, 오늘도 계속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리한 변화였습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가 얼마나 차이가 있겠나”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작은 것들이 쌓이면 생활의 피로감이 줄어든다는 것을 천천히 체감했습니다. 저는 완벽하게 지키려 하기보다, 실패해도 다시 돌아오기 쉬운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그 기준이 생긴 뒤로는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이전보다 덜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1. 설거지와 정리할 때 고무장갑을 기본으로 착용하기
예전에는 “잠깐인데 그냥 하자”라는 마음으로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한 번 손등이 유독 따갑고 건조해진 이후부터는 습관을 바꾸었습니다. 물에 오래 닿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손이 쉽게 뻣뻣해지고, 작은 자극에도 붉어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설거지뿐 아니라 싱크대 주변 정리나 기름 묻은 팬을 다룰 때도 장갑을 먼저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장갑을 끼면 손이 덜 자유롭다고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접시가 미끄럽거나, 얇은 장갑이 금방 찢어질 때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꺼운 장갑 하나를 오래 쓰기”보다 “손에 부담이 덜한 장갑을 여러 개로 나누어 쓰기”를 선택했습니다. 작은 구멍이 나면 미련 없이 바꿨고, 손목까지 덮이는 길이의 장갑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장갑을 끼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지만, 손이 덜 건조해지는 것을 느낀 뒤로는 다시 돌아가기 어려웠습니다. 또 고무장갑도 사이즈가 여러 개 있기 때문에 손에 잘 맞는 사이즈로 골라서 손과 고무장갑 사이에 빈 공간이 너무 많지 않게 해서 설거지를 했습니다. 그래야 보다 더 감각적으로 설거지를 빨리 할 수 있었고, 큰 고무장갑은 종종 물이 장갑 안으로 들어갈 때가 많은데 딱 맞는 고무장갑은 손과 팔에 착 붙어서 장갑 안까지 물이 들어가는 일이 적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마음의 여유였습니다.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면 ‘빨리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곤 했습니다. 손이 따가워지기 전에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작이 급해졌습니다. 반대로 장갑을 끼면 “천천히 해도 괜찮다”는 느낌이 생겼습니다. 그 작은 차이 때문에 설거지가 덜 싫어졌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고 느꼈습니다.
2. 세제를 순한 제품으로 바꾸고,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
세제는 ‘잘 닦이면 된다’고만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향이 강하고 거품이 많은 제품을 선호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설거지 후 손끝이 뻣뻣한 느낌이 남는 날이 있었습니다. 장갑을 끼더라도 손목이나 장갑 안쪽이 습기로 답답해지면 자극이 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설거지를 하고 나서 손이 뻑뻑해지면 바셀린을 바르고 잔다거나, 핸드크림을 잔뜩 발라서 자곤 했는데 매번 그러기가 쉽진 않았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세제를 바꾸는 것보다 먼저 “사용량”부터 점검했습니다.
제가 해본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세제를 한 번에 많이 펌핑하는 대신, 작은 용기에 덜어서 희석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스펀지를 세제로 바로 적시기보다는, 먼저 기름기부터 따뜻한 물로 가볍게 헹군 뒤 필요한 만큼만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이 익숙해지니, 거품을 덜 만들어도 충분히 깨끗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세제 향이 주방에 오래 남는 시간도 줄어들었고, 설거지 후에 손끝이 당기는 느낌도 덜했습니다.
순한 세제로 바꾼 뒤에는 기대했던 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게 맞나” 싶은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극이 누적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점점 커졌습니다. 저는 몸이 예민한 날일수록 작은 자극에도 피로가 더해진다고 느끼는 편이라, 주방에서만큼은 자극을 줄이는 선택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완전히 무향으로 바꾸기보다는, 제가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조절해 나갔습니다.
3. 불을 켜기 전에 환풍기를 먼저 켜고, 조리 후에도 잠깐 더 돌리기
요리를 하면서 제일 거슬렸던 것은 냄새였습니다. 특히 기름을 쓰는 메뉴를 만들면 조리 중에는 괜찮다가도 나중에 답답함이 남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요리가 끝난 뒤에야 환풍기를 켜거나, 창문을 잠깐 여는 정도로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냄새가 이미 퍼진 뒤라 효과가 약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불을 켜기 전에 환풍기를 먼저 켰습니다. 가스레인지를 킬 때 불이 켜지면서 가스 냄새가 나오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이걸 반복하면 건강상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그 가스 냄새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습관이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시작이 달라지니 과정이 달라졌습니다. 조리 중에 연기나 냄새가 나기 시작할 때 이미 공기가 움직이고 있으니, 주방에 머무는 느낌이 덜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요리가 끝난 뒤에도 환풍기를 바로 끄지 않고, 정리하는 동안 5~10분 정도 더 돌렸습니다. 저는 이 시간을 “마무리 환기”라고 이름 붙여서 기억했습니다. 확실히 주방 냄새가 옷에 배는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작은 불쾌감도 크게 다가오는데, 조리 후에 남는 답답함이 줄어들면 하루가 덜 무너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는 예전의 제가 “환풍기는 소음이 싫어서 나중에 켜야지”라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소음보다 답답함이 더 싫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환풍기 소음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편이 되었습니다.
이 세 가지는 대단한 비법이 아니라, 제가 생활에서 바로 바꿀 수 있었던 최소한의 기준이었습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세제 사용량을 줄이고, 환기를 먼저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주방에서의 피로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부엌에서 요리를 할 때 보다 가벼운 컨디션으로 요리에 집중하기 좋았습니다. 저는 이 습관들이 ‘건강을 지킨다’는 거창한 목표라기보다, 하루의 컨디션을 덜 흔들리게 만드는 장치라고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제 몸이 보내는 신호에 맞춰 작은 기준들을 계속 조정해 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