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주변에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무척 많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도 담배 연기 냄새가 나면 금방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요새는 전자담배가 생겨서 이건 연초보다는 냄새가 좀 덜합니다. 그래서 문득 전자담배는 간접흡연 피해가 없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전자담배는 기존 연초보다 냄새나 연기가 덜한 특성으로 인해 실내나 공공장소에서의 사용이 상대적으로 용인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연구들을 통해 살펴보면 전자담배 역시 간접흡연을 유발하고, 그 유해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실내 공기 중에 잔류하는 에어로졸 성분은 일반 연초와는 다른 경로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연초와 전자담배의 간접흡연 피해를 비교하고, 최신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전자담배의 실질적인 위험성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초 간접흡연의 유해성은 이미 명확하다
연초에서 나오는 간접흡연은 '주류 연기(Mainstream smoke)'와 '부류 연기(Sidestream smoke)' 두 가지로 나뉘는데, 부류 연기는 담배 끝에서 발생하며 필터 없이 공기 중으로 바로 퍼지기 때문에 그 유해성이 매우 큽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간접흡연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간접흡연으로 인해 매년 120만 명 이상이 조기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국내 질병관리청 역시 간접흡연이 천식, 폐암, 심혈관질환 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과 임산부는 간접흡연의 영향을 더욱 심각하게 받습니다. 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간접흡연에 노출된 어린이는 폐기능이 저하되고 감기나 폐렴에 자주 걸리는 경향을 보였으며, 임신 중 흡연자의 가족이 있는 경우 태아의 저체중 위험이 2.3배 높았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단순히 불쾌한 냄새나 분위기의 문제가 아닌, 실제 생명을 위협하는 공중보건의 문제임을 증명합니다.
한편, 실내에서 연초를 피울 경우, 연기가 벽지, 옷, 가구 등에 스며들어 3차 흡연으로 이어집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3차 흡연에 노출된 사람의 소변을 검사했습니다. 그런데 소변에서 니코틴 대사산물과 발암물질 농도가 증가했다는 결과를 2022년 공개하며,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실내 흡연을 철저히 금지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연초의 간접흡연 피해는 일시적인 노출 문제가 아니라, 환경에 축적되어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치는 복합적 위험요소입니다.
전자담배 간접흡연은 '무해'하지 않다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포함된 액상을 가열하여 에어로졸을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연소가 아닌 가열 방식이라는 점에서 유해 물질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 배출되는 에어로졸에는 니코틴 외에도 초미세먼지(PM1.0), 중금속(크롬, 니켈, 납),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2024년 미국 미시간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의 구성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 성분은 연초보다 농도가 더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간접흡연은 연초에 비해 냄새나 연기량이 적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숨겨진 유해성’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한국 식약처가 2023년 발표한 실내 전자담배 사용 연구에서, 사용 후 30분 동안 공기 중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WHO 권고 기준을 1.5배 초과한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 공간에서는 어린이와 노약자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자담배의 다양한 향료 성분은 폐포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독성물질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자담배 사용자 가족이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1.7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2024년 1월에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전자담배도 간접흡연을 유발하며, 비흡연자에게 분명한 건강 위협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로 작용합니다. 즉, 연기 유무와 관계없이 ‘전자담배는 무해하다’는 인식은 과학적으로 설득력을 잃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초와 전자담배 간접흡연 비교: 숫자가 말해준다
연초와 전자담배의 간접흡연을 비교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연기의 양이 아니라, 배출되는 물질의 종류와 그 유해성입니다. 연초는 약 7,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을 배출하며, 그중 70여 종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전자담배는 그보다 적은 수의 화학물질을 배출하지만, 니코틴, 중금속, 유기화합물 등의 조합이 문제입니다. 특히 입자가 작아 폐 깊숙이 침투하는 초미세입자는 전자담배에서 더 높게 측정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024년 일본 오사카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연초, 전자담배, 가열담배를 비교하는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연초 사용 공간에서는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평균 220μg/m³, 전자담배는 170μg/m³로 나타났으며, 둘 다 WHO의 실내 공기 기준인 100μg/m³을 초과했습니다. 이 수치는 전자담배가 상대적으로 유해성이 낮을 수는 있지만, 무해하거나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전자담배 에어로졸은 2시간 이상 실내 공기 중에 잔류할 수 있어 장기 노출 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자담배와 연초 모두 간접흡연의 위험을 가지고 있으며,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입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 밀폐된 실내 공간, 고령자나 환자가 있는 장소에서는 그 어떤 흡연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2025년 국내 흡연환경 조사 결과, 전자담배 사용자 중 63%가 실내에서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향후 간접흡연 피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제품 모두 개인 선택 이전에 공공 보건 관점에서 철저한 규제와 교육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사실 그러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 좀 안타깝습니다. 간접흡연을 피하려면 개인적으로는 흡연자가 없는 동네에서 살거나 사람이 드문 외곽지역에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희 동네는 골목만 지나면 다 담배를 피워서 숨을 마음 놓고 쉬면서 산책하기가 쉽지 않아서 안타까운데 아마 저희 동네만 그러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찾아보면 그나마 KF94 마스크를 끼면 초미세먼지와 연초 및 전자담배 연기의 일부 입자 성분으로부터는 보호 효과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