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절기라서 그런지 주변에 감기 걸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얼마 전부터 목이 붓고 따끔거리더니 감기에 흠뻑 거리고 말았습니다. 이비인후과에 가니 평일인데 대기가 거의 1시간으로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 모습에 놀랐습니다. 감기가 들면 목이 붓고 열이 나서 힘들기 마련인데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인체 면역계가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열이 날 때 이걸 약이나 주사로 가라앉혀야 되는 건지 그대로 견뎌야 하는지 고민이 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왕 빨리 낫고 싶다면 약을 먹는 게 나을지, 주사가 나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을 쓰며 최근 국내외 의학 연구 결과도 함께 찾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열의 나는 의미와 치료를 할지 말 지, 자연적으로 둘 지 등 어떤 것에 기준을 두고 선택하면 될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본문에서는 감기 발열의 원리를 설명하고, 약 복용의 최적 시점과 주사 치료의 필요 여부를 최신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감기 발열의 의학적 원리와 최신 연구
감기에 걸리면 열이 납니다. 이는 우리 몸이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열을 내는 것입니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몋아면, 감기는 보통 리노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가 코, 목 점막에 들어와 증식하면서 시작을 합니다. 우리몸은 이때, "바이러스가 들어왔다!" 인식하고 면역세포들이 싸우기 시작합니다. 이때 사이토카인이라는 신호물질인 인터루킨-1, TNF-알파 등을 방출합니다. 사이토카인이 뇌에서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시상하부에 신호를 보내서 체온의 기준점을 평소보다 높입니다. 예를 들어 원래 정상 체온이 36.5도라고 한다면, 시상하부가 "이제 37.5도가 정상이다." 식으로 재설정합니다. 기준점이 이렇게 올라가면 몸은 떨리거나 혈관을 수축해서 체온을 올리려고 하고, 그 결과 열이 납니다. 그렇다면, 왜 열을 내는 게 몸을 방어하는 게 되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바이러스는 높은 온도에서 증식이 둔해집니다. 면역세포는 뜨거운 환경에서 더 잘 활동합니다. 즉, 열은 몸이 스스로 싸우기 위해 일부러 내는 방어전략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감기에 걸려서 열이 나는 건 단순히 발열 증상이 아니라 실제는 몸이 회복하려고 싸우고 있는 과정입니다.
논문을 참고하자면, 미국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22)에서는 발열이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면역 반응의 일부로, 고온 상태에서 백혈구 활동과 항체 생성이 더욱 활발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2023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체온이 38~38.5도 사이일 때 바이러스 증식 속도가 25% 이상 억제된다는 데이터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적당한 발열이 오히려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열을 낮추기보다는, 어느 수준까지는 자연스럽게 두는 것이 면역학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약 복용의 적절한 시기와 주의점
감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주로 해열제,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기침 억제제가 있습니다. 이는 감기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기보다는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발열 조절에 가장 흔히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체온을 낮추며, 이부프로펜 같은 NSAID 계열은 염증 억제 효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2023)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온이 38.5도 이상이거나 두통, 근육통, 수면장애가 심할 때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최근 보고서에서는, 체온이 38도 이하이거나 환자가 큰 불편을 호소하지 않는다면 굳이 해열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약물의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고 간·위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대부분 짧게, 필요할 때만 복용하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복에 약을 먹으면 속이 쓰리거나 위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2024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에서는 항생제를 감기 환자에게 투여해도 회복 속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결국 해열제와 같은 약물은 '증상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일 때 신중히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사가 약보다 나은 경우와 임상 데이터
일반적으로 감기 환자에게 주사가 꼭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먹는 약물만으로도 대부분의 발열과 증상이 조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특정 조건에서는 주사 요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열이 심해 환자가 약을 삼키기 어렵거나, 구토로 인해 약물 흡수가 불가능한 경우, 혹은 노인·영유아·만성질환자처럼 합병증 위험이 큰 환자에게는 정맥 주사 투여가 빠른 효과를 보입니다. 2023년 일본 도쿄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임상 연구에서는, 39도 이상의 고열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경구 해열제와 정맥 주사 해열제를 비교했을 때, 주사 투여군의 체온이 평균 1시간 더 빨리 정상 범위로 회복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멀리 봤을 때는, 이 차이는 일시적이었고, 전체 회복 기간에는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또한 주사 요법은 주사 부위 감염, 알레르기 반응 같은 부작용 위험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무분별하게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24)에 따르면, 불필요한 수액 주사 사용으로 인한 의료비 낭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의료계에서는 합리적 사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사는 의료진의 판단 하에 제한적으로 쓰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결론적으로 감기 발열은 인체의 자연스러운 방어 작용이며, 무조건적으로 열을 낮추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약 복용은 체온이 38.5도 이상으로 올라가거나 일상생활이 크게 불편할 때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주사는 예외적으로 필요할 때만 고려해야 합니다. 최신 연구들 또한 "약은 증상을 완화할 때, 주사는 특정 조건에서만"이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합니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증상의 정도를 파악하고, 필요할 때만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열이 오래 지속되거나 호흡 곤란, 흉통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감기 자체는 휴식, 수분, 영양공급이 제일 중요합니다. 약은 필요할 때만 짧은 기간, 주사는 예외적으로 상태가 심할 때만 맞아서 효율적인 건강관리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