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환절기를 지나 날이 점점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무더위가 끝나고 어느새 성큼 가을이 다가왔는데 또 며칠 지나면 금방 찬 바람이 불어와서 겨울이 오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환절기나 겨울이 되면 살이 트는 현상이 흔히 일어납니다. 하지만 살이 트는 문제는 단순히 건조한 계절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복합적인 현상입니다. 살이 트는 이유에는 피부장벽의 손상, 유·수분 균형 붕괴, 생활습관, 심지어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모두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대한피부과학회에서 202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살이 트는 증상을 ‘피부 건조증’의 하위 개념이 아닌, ‘피부장벽 손상 증후군’으로 정의하며 장기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저도 항상 살이 잘 트는 스타일이라서 겨울만 되면 핸드크림을 가방마다 두고 다녀서 늘 바르도록 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신 국내외 연구를 바탕으로 살이 트는 원인과 회복 방안, 그리고 예방 및 관리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살이 트는 원인과 예방
살이 트는 주요 원인은 피부 표면의 각질층이 손상되면서 수분이 과도하게 증발하는 것입니다. 특히 겨울철이나 난방이 가동되는 실내에서는 상대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며, 이 경우 피부 내 천연보습인자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2024년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에 실린 연구에서는 실내 습도가 35% 이하일 경우 피부 수분 손실률이 45% 이상 증가한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잘못된 세안 습관이나 뜨거운 물로 장시간 동안 하는 샤워는 피부의 피지막을 녹여버려 보호 기능을 약화시킵니다. 일상에서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정력이 강한 비누 대신 pH 5.5 내외의 저자극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이크업을 진하게 해서 약한 세정력으로는 제대로 씻기지 않는다면 본인 피부에 맞는 클렌징 오일이나 클렌징크림으로 최대한 피부에 자극이 없게 닦고 그다음 저자극 클렌징 폼을 사용하는 등 이중세안을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습관 또한 피부 변화에 있어 중요한 변수입니다. 서울대 의대 피부과 연구팀에서 2024년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E 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살이 트는 증상이 2.3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피부세포막의 유동성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꾸준히 생선을 섭취하거나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굳이 부연 설명을 안해도 아는 얘기지만, 가공식품 섭취는 줄이는 게 피부에 좋습니다. 라면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으면 피부에 좋지 않아 자기 관리에 엄격한 여배우들은 피부만을 위해서 라면을 1년에 한 번만 먹거나 드라마 촬영기간에는 끊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역시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켜 피부 재생 주기를 늦추고 염증반응을 유발합니다. 매일 10분 정도의 명상이나 가벼운 운동을 습관화해서 스트레스를 예방하거나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것이 피부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손상된 피부의 회복 방법
하지만 만약 이미 살이 트기 시작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에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갈라진 부위에 스크럽이나 알코올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2023년 미국피부과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손상된 피부에 자극성 제품을 사용하면 회복 기간이 평균 40% 이상 길어진다고 합니다. 회복 단계에서는 ‘보습의 3단계 루틴’이 효과적입니다. 첫째, 세안이나 샤워 직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릅니다. 피부가 건조해지기 전에 얼른 보습을 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둘째, 보습제 바르는 것을 하루에 2회 이상 반복해서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합니다. 셋째, 취침 전에는 유분이 많은 크림을 도포하고 면장갑이나 양말을 착용해 보습막을 형성합니다. 보습제 성분으로는 세라마이드, 판테놀, 글리세린, 시어버터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세라마이드는 피부지질층의 50% 이상을 구성하므로 회복의 핵심 성분으로 꼽힙니다. 2024년 독일 함부르크대 연구팀은 세라마이드 함유 크림을 2주간 사용한 그룹에서 피부 수분함량이 32% 향상되고 트는 증상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만약 손상 부위가 갈라지고 진물이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단순 보습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경우 히드로코르티손이 함유된 저강도 스테로이드 연고를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단, 장기 사용은 오히려 피부를 얇게 만들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이 필수입니다. 또한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연, 비타민C, 오메가 3은 피부 재생에 관여하는 주요 영양소로, 이 영양소들이 결핍될 경우 상처 회복 속도가 크게 느려집니다. 따라서 식단에서 고등어, 견과류, 달걀, 신선한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관리 및 생활습관
살이 트는 문제는 단기적 보습만으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습니다. 피부가 계절이나 생활환경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리 루틴이 필요합니다. 먼저,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가습기를 사용하되, 가습기 안에 세균이 번식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매일 물을 갈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출을 할 때에는 바람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하며, 자외선 차단제는 겨울철에도 필수입니다. 생활습관 측면에서는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하버드 의대 피부건강센터에서 2024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이 하루 5시간 이하인 그룹은 8시간 수면 그룹보다 피부 회복 속도가 50% 이상 느렸습니다. 이는 멜라토닌 분비 저하와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잠을 자야 하는 22시~2시 사이에 충분한 숙면을 취해서 회복을 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카페인과 알코올은 피부 탈수를 유발하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녹차에 포함된 카테킨은 항산화 효과를 제공해 피부염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Tokyo Skin Journal에서 2024년에 발표한 자료도 있습니다. 스킨케어 루틴은 계절에 따라 조정해야 합니다. 여름에는 젤타입 보습제, 겨울에는 유분이 많은 크림형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민감성 피부의 경우, 무향료·무알코올 제품을 선택해야 피부에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각질을 제거하고, 일주일 2회 이상 수분 팩을 병행하면 피부의 재생주기가 정상화되어 살이 트는 현상이 점차 줄어듭니다. 다만, 피부가 예민해서 따로 각질을 제거하지 않는 피부라면 무리해서 제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는 단기간에 변하지 않지만, 스스로의 피부 타입을 알고 그에 적합한 꾸준한 관리와 습관이 쌓이면 촉촉하고 건강한 피부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살이 트는 문제는 보습제 하나만으로 간단하게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피부의 수분·유분 밸런스 유지와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오늘부터 본인이 살고 있는 주변 환경 관리, 식습관, 수면, 스트레스 케어까지 전반적인 루틴을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피부를 갖기 위한 작은 노력들을 습관화해본다면 꿀피부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