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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계절 두통과 피곤함 (날씨, 컨디션, 과학)

by soso-life777 2025. 9. 24.

요즘 날씨가 왔다 갔다 하는 때가 많습니다. 비 소식이 없다가도 갑자기 비가 내리고, 소나기인가 싶다가도 하루 종일 비가 올 때도 잦습니다. 그래서 항상 가방에 작은 우산을 구비해 두고 다니곤 합니다. 기상청과도 맞지 않을 때가 맞은데 이상하게 비가 올 것 같으면 몸 컨디션이 다운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비가 오기 하루 전 날부터 증상이 있고 비가 오는 당일은 더 컨디션이 저조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주변에도 살펴보면 비가 오는 계절이 되면 이유 없이 두통이 심해지거나 몸이 무겁고 피곤해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두통과 피곤함뿐 아니라 근육통까지 호소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날씨에 대한 기분 탓이 아니라, 기압 변화, 습도, 빛 부족, 그리고 체내 염증 반응과 같은 다양한 과학적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오늘 글에서는 국내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비 오는 계절에 나타나는 두통, 피곤함, 근육통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기압 변화와 두통의 과학적 원인

비가 오기 전후 가장 크게 변하는 것은 대기압입니다. 대기압이란, 말 그대로 공기가 누르는 압력을 말합니다. 우리 눈에는 공기가 보이지 않지만, 공기에도 무게가 있어서 항상 우리 몸 위에 누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영장에 들어가면 물이 몸을 누르는 느낌이 있는 것처럼, 그게 '수압'이고, 똑같이 공기가 누르는 건 '대기압'이라고 부릅니다. 비가 오기 전에 대기압이 떨어지는 이유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구름이 생길 때는 공기가 위로 많이 올라가야 합니다.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 주변에 공기가 가벼워지고, 그 결과 지표면의 압력인 대기압이 낮아집니다. 그래서 날씨 앱에도 종종 "기압이 낮아진다"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일본 도쿄 의과대학 연구진은 기압이 10 hPa 이상 낮아질 때 편두통 발생 빈도가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우리 몸은 일정한 압력해 적응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대기압이 내려가면 몸속 혈관이나 조직이 살짝 부풀어 오를 수 있습니다. 특히 뇌혈관이 확장되면 주변 신경을 자극해서 두통이 발생합니다. 이게 바로 비가 오기 전 후에 편두통이나 머리 무거움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특히 편두통 환자들은 세로토닌 농도 변동에 민감해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면서 더 심한 두통을 겪습니다. 세로토닌은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수면, 통증을 조절하고, 소화 작용을 돕고, 혈액을 응고하는 역할까지 합니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줄어들면 뇌혈관이 확장되면서 신경 말단을 자극하고, 통증 신호를 강화시킵니다. 이후 세로토닌이 다시 증가하거나 급격히 변동하면 혈관이 수축했다 확장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고, 이때 주변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편두통 특유의 욱신거림이 심해집니다. 또한 기압이 낮아지면 체내 산소 분압도 함께 줄어듭니다.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뇌세포 활동이 저하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일상적인 업무나 학습 능력에도 영향을 줍니다. 국내 대한신경과학회에서도 기압 변화가 신경계 자극과 뇌혈류 변화를 일으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비 오는 계절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 섭취, 호흡 운동, 그리고 필요시에는 의사의 처방에 따른 약물 복용이 권장됩니다.

습도 상승과 피곤함·근육통의 연관성

장마철의 또 다른 특징은 높은 습도입니다. 습도가 높아지면 땀 증발이 원활하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렵습니다. 우리 몸은 더울 때는 땀을 내보내고, 땀이 피부에서 증발할 때 열이 함께 날아가면서 체온이 식습니다. 그런데 습도가 높으면 공기 속에 이미 수분이 많아서 땀이 증발하기 어려워집니다. 땀이 피부에 맺힌 채 증발하지 못하면, 열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에 남습니다. 이로 인해 체온이 점점 올라가고, 더 쉽게 더위를 타거나 열이나 탈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는데, 습도가 높아 효과적으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혈압 변동으로 피로감이 심해집니다. "덥고 후덥지근하다."라는 느낌은 주관적인 불쾌감이 아니라, 실제로 체온 조절 실패로 자율신경계가 과부하를 받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철 고습 환경에서는 평균 피로 지수가 20%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높은 습도는 곰팡이나 세균의 성장을 촉진하여 호흡기 건강에 부담을 주고 면역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근육통과의 연관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에 따르면 습도가 높고 기온이 변동할 때 관절과 근육이 뻣뻣해지거나 통증을 느끼는 사례가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나 만성 근골격계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습도가 상승하면 신체 통증 호소 빈도가 크게 늘어납니다. 이는 습도가 높으면 조직 내 체액 균형이 무너져 신경 말단이 자극을 받아 통증 신호를 증폭시키는 데서 기인합니다. 따라서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제습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50~60%로 조절하는 것이 좋으며, 평상시에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 운동으로 근육이 느끼는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빛 부족과 생체리듬의 불균형

비가 오는 계절에는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생체리듬이 쉽게 무너집니다. 햇빛은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분비를 조절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흐린 날씨가 지속될 경우 세로토닌 분비가 급감하고, 이로 인해, 무기력, 집중력 저하, 심한 경우 계절성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빛이 부족하면 낮에도 과도하게 분비되어 졸음과 무기력이 이어집니다.

또한 빛이 부족하게 되면 비타민 D 합성을 방해합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에서는 비타민 D 결핍 환자가 정상 군에 비해 만성 피로와 근육통을 호소할 확률이 1.5배 이상 높다고 밝혔습니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뿐 아니라 신경근 기능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근육이 쉽게 긴장하거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마철에는 하루 최소 20~30분 정도 야외 활동을 하거나, 조명을 활용해 실내 조도를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평상시 식사 때, 연어, 달걀노른자, 표고버섯과 같은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빛 부족으로 인한 피로와 근육통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비 오는 계절 근육통의 과학적 메커니즘

근육통은 단순히 습도나 기압 때문만이 아니라, 염증 반응과 신경 민감도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팀은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날씨에 만성 통증 환자의 통증 강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한다는 ‘Cloudy with a Chance of Pain’ 대규모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는 1만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1년간 진행되었으며, 기상 변화와 근육·관절통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보고가 있습니다. 대한류머티즘학회는 비 오는 계절에 관절염 환자의 통증 호소가 늘어나는 이유가 기압 하강으로 관절 내에 압력이 변하고, 이로 인해 신경 말단이 압박을 받아 통증 수용체가 과민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더불어 습도가 높아지면 체내 염증 사이토카인 분비가 활성화되어 통증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사이토카인은 쉽게 말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단백질 신호물질을 말합니다. 이는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조직 회복과 균형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통증과 관련이 있습니다. 사이토카인은 신경 말단을 자극하거나 염증 반응을 강화해 통증을 더 예민하게 느끼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습도, 기압 변화 같은 환경 요인으로 사이토카인 분비가 늘어나면 관절통, 두통 같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따라서 장마철 근육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스트레칭, 온찜질,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심한 경우 전문의 상담을 통해 항염증제나 보조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리하자면, 비 오는 계절에 두통이 발생하는 것, 피곤한 것, 근육통을 느끼는 것은 모두 기압 변화와 습도가 상승하는 것과 빛이 부족한 것과 그리고 염증 반응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원인을 이해하면 단순히 ‘비 오는 날씨 탓’이라고 넘기지 않고, 보다 과학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장마철에는 알맞은 습도 조절과 규칙적인 생활, 적절한 영양 보충을 통해 상쾌한 하루를 만들어나가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