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제부터인가 고소공포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게 어떤 것 때문에 언제 생겼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높은 곳을 가면 아래를 내려다보기가 쉽지 않고 몸이 굳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육교를 건널 때, 혹은 육교를 건너는데 누가 옆에서 뛰어가서 가운데 부분이 흔들릴 때, 혹은 빌딩과 빌딩 사이에 다리로 연결된 부위를 건널 때 저도 모르게 다리가 떨리곤 했습니다. 어릴 적에 놀이공원에 바이킹을 아무것도 모르고 탔다가 떨어질 것 같은 공포에 어쩔 줄 모르고는 다시는 안 탔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때 옆에서 손잡이도 안 잡고 만세 하면서 타는 사람들이 저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기했었습니다. 그래서 문득 왜 누군가는 높은 위치에서 공포를 느끼고, 왜 누군가는 그걸 즐기는 걸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번지점프 등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스릴을 재미로 느끼고 많이들 체험하는 걸 보면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무척 재밌어하는 표정을 보면 동시에 나도 저렇게 즐길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육교를 건널 때, 등산할 때 높은 곳에서 아래 풍경 내려볼 때 등등 일상 속에서라도 공포심이 좀 낮아지면 더 많은 즐거움과 편안함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고소공포증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고소공포증은 높은 곳에서 심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대표적인 공포증을 말합니다. 공포증의 정도에 따라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훈련과 체계적인 방법을 활용하면 고소공포증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소공포증을 극복하는 호흡법, 단계적 노출 훈련, 실제 극복 사례를 중심으로 고소공포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호흡법으로 고소공포증 조절하기
호흡은 신체를 이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호흡법을 어떻게 익히는지는 고소공포증 예방과 극복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힙니다. 높은 곳에 서게 되면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짧아지며, 온몸이 긴장하는 신체 반응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반응은 불안 증세를 증폭시키고, 심리적 공포심을 더 강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호흡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훈련은 두려움의 악순환을 끊는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복식호흡입니다.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며 배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4초 정도 유지한 후 입으로 서서히 내쉬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러한 호흡법은 교감신경이 과하게 각성하는 것을 방지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심리적 안정을 줍니다. 또한 심호흡 훈련은 단순히 고소공포증뿐만 아니라 시험 때 불안하거나, 발표를 할 때 심하게 긴장되는 등 다른 불안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호흡법을 연습할 때는 집에서 편안히 누워 연습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이후에 서서 연습하거나 실제 높은 장소를 상상하며 호흡을 맞추는 단계로 확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꾸준히 호흡법을 연습하면 두려운 상황에서도 자동적으로 안정된 호흡을 유지할 수 있어 공포증 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단계적 노출 훈련으로 두려움 줄이기
호흡법에 이어 고소공포증 예방 훈련 중 가장 효과적이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은 ‘단계적 노출 치료’입니다. 이 방법은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에 갑자기 직면하기보다는, 비교적 안전하고 덜 두려운 단계에서 시작해 점차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실제로 높은 건물을 가는게 아니라 높은 건물 사진이나 영상을 보며 심리적 불안을 조절하는 훈련을 합니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2층 정도의 낮은 건물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호흡을 조절하는 연습을 시도합니다. 이후 점차 높은 건물이나 다리 위, 전망대 등으로 올라가면서 자신감을 키워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단계적 노출 훈련의 핵심은 ‘높은 장소를 피하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소공포증을 느끼면 아예 높은 장소를 피해다니려고 하지만, 이 경우에는 오히려 높은 곳에 대한 자신만의 막연한 두려움이 강화되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씩 자신을 노출시키며, 동시에 호흡법과 이완 훈련을 병행하면 두려움을 점진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단계적 노출 훈련은 고소공포증뿐만 아니라 광장공포증, 비행기 공포증, 사회 불안장애 등 다양한 불안 관련 문제에 효과적임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 단계적 노출 훈련은 꾸준히 일정한 상황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단계를 높여가는 반복 훈련이 필요한 훈련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 반응을 약화시키고 일상에서 고소공포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실제 극복 사례에서 배우는 교훈
고소공포증 예방 훈련의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 실제로 극복된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 직장인은 승진 후에 고층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했는데, 창밖만 봐도 어지럼증이 심해 업무에 지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심리상담과 함께 복식호흡 훈련을 매일 실천하고, 주말마다 저층 건물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노출 훈련을 반복했습니다. 이 훈련이 꾸준히 쌓이자 6개월 후에는 고층 빌딩에서도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근무할 수 있었고, 자신감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학생이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지 못할 정도의 고소공포증을 겪었던 경우가 있습니다. 그는 단계적 노출 훈련을 통해 먼저 저층 관람차를 타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점차 높은 놀이기구에 도전하며 호흡법을 병행했고, 마침내 롤러코스터 탑승에도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학생은 공포심을 줄이는 것을 넘어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용기와 도전적인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고소공포증 예방 훈련이 단순히 두려움을 줄이는 것을 넘어 삶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데 큰 의미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공포심을 극복하면서 자기 효능감이 높아지고,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그러면서 성격도 위축된 성격이 아니라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방 훈련은 단순한 공포심 치료법이 아니라, 보다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소공포증은 그저 높은 곳을 피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호흡을 사용해 신체적 긴장을 조절하고, 단계적 노출 훈련을 통해 점진적으로 두려움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실제 극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꾸준한 고소공포증 극복을 위한 노력은 단순히 공포를 줄이는 것을 넘어 삶의 자신감과 만족도를 높입니다. 고소공포증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조금씩 위와 같은 노력을 해보시고 더 넓은 삶의 지평을 여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