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을 싫어하는 분들은 많이 없을 겁니다. 저 또한 밥 보다도 간식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간식을 먹고 배가 부르면 밥을 건너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간식을 거의 밥이다 생각해서 건강한 간식을 고르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건강한 간식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호불호 문제를 넘어 일상 속에서 하는 건강관리의 연장선입니다. 특히 바쁜 현대인에게 간식은 에너지 보충은 물론, 심리적 만족감까지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간식은 지나친 당류와 나트륨, 트랜스지방이 포함되어 있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외 식품영양학 연구에 따르면, 성분표와 칼로리 정보, 가공도를 고려한 간식 선택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건강한 간식을 고르기 위한 핵심 기준 세 가지를 소개해드리고자 하오니 참고하여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으시길 바랍니다.

성분표, 진짜 중요한 정보의 출발점
성분표는 소비자가 제품의 영양적 가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정보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모든 포장 식품은 성분별 함량 순으로 표기되며, 이는 해당 성분이 포함된 비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첫 번째나 두 번째 위치에 설탕, 포도당, 고과당시럽 등이 있다면 과도한 당 섭취가 우려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당을 조심하고 싶다면 상단에 당 표시가 있는 식품은 거르면 됩니다. 최근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은 성분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소비자가 비만율과 혈당 수치 관리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성분표에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나 화학첨가물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어, 개인의 체질에 맞는 섭취 여부를 판단하기 좋습니다. 특히 ‘합성착향료’, ‘인공감미료’, ‘트랜스지방’ 등의 항목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식이섬유,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등은 건강에 긍정적인 성분으로, 이들의 함량이 높을수록 균형 잡힌 간식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에서는 “성분표 내 섬유질이 3g 이상, 설탕 5g 이하인 간식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분표는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닌 소비자 스스로 건강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성분표 읽기를 습관화하면 무심코 선택했던 고당분, 고지방 간식을 걸러낼 수 있으며, 건강한 식품을 장기적으로 선택하는 기준을 내면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나 혈압·혈당에 민감한 중장년층일수록 성분표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건강한 간식을 선택할 안목이 덩달아 높아집니다.
칼로리보다 중요한 ‘영양 밀도’의 개념
많은 사람들이 간식의 ‘칼로리’ 수치를 건강의 지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칼로리보다 ‘영양 밀도’가 훨씬 더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영양 밀도란 동일한 칼로리 안에 얼마나 많은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의미하며, 고칼로리이더라도 유익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면 건강 간식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영양 밀도가 높은 간식을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단백질 등의 함량이 높고, 나트륨과 설탕은 낮은 간식”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kcal의 감자칩과 200kcal의 삶은 달걀+생견과류와의 조합을 비교해 보면, 전자는 대부분 포화지방과 나트륨 위주로 구성돼 있으나, 후자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훨씬 건강한 간식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과 청년층의 간식 섭취 패턴을 분석한 결과, 열량만 고려한 저칼로리 간식보다는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을 섭취한 집단이 체중관리와 체내 염증 수치 감소 측면에서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칼로리 섭취 시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침이나 운동 전후의 간식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지만, 늦은 저녁이나 밤에 잠에 들기 전에 먹는 간식은 체내 지방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습니다. 간식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칼로리가 낮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해당 칼로리 안에 어떤 영양소가 포함돼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하며, 언제 섭취 할 것인지에 대한 섭취 시기와 개인의 평소 활동량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가공도 낮은 식품이 건강 간식의 기본
가공도란 식품이 원재료 상태에서 얼마나 인위적인 처리 과정을 거쳤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가공도가 높을수록 영양 손실이 크고, 인공첨가물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강 간식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에서 발표한 ‘NOVA 식품 분류체계’에 따르면, 고도로 가공된 식품은 체중 증가, 제2형 당뇨,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고가공 간식으로는 감자칩, 사탕, 초콜릿바, 가공음료 등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설탕과 포화지방, 정제된 밀가루가 주성분입니다. 반면, 저가공 간식은 원재료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조리된 식품으로, 생과일, 생견과류, 삶은 달걀, 플레인 요구르트 등이 포함됩니다.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의 2024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공도가 낮은 간식을 꾸준히 섭취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체내 염증 지표(CRP) 수치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공도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제품의 원재료명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원재료가 단순하며, 익숙한 이름 위주로 구성돼 있다면 덜 가공된 식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화학성분 이름이 길고 복잡하며 재료 수가 10개 이상인 제품은 대부분 고가공 식품입니다. 건강한 간식 생활을 위해서는 ‘신선하고 덜 가공된 재료를 우선시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사실 제일 좋은 것은 집에서 직접 간식을 만드는 게 좋긴 합니다. 그러면 공장을 거치는 것보다 훨씬 짧은 가공 단계를 거치고, 개인의 입맛에도 맞게 당도 등을 조율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습관은 체중 관리뿐 아니라 건강 관리 차원에서 장기적인 만성질환 예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간식은 이제 맛있는 간편식에서 그칠 게 아니라 건강을 위한 선택의 일부입니다. 성분표를 꼼꼼하게 읽고, 칼로리보다는 영양 밀도에 집중하며, 가공도가 낮은 식품을 중심으로 간식을 구성하는 습관은 단기적 만족감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강해지는 방향입니다. 오늘부터 간식 하나를 고를 때도, 위의 세 가지 조건을 고려하여 건강한 간식을 선택해 보는 습관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